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한 여름
여름이 되면 어느샌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요.
출근할 때 꼭 하나 챙기지 않으면 뭔가 빠진 기분이랄까요.
특히 하루를 시작할때, 커피가 없으면 총알없이 전쟁터 나가는 기분이예요.
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머리가 멍하고, 손님이 와도 반응이 둔해지는 것 같아요.
그래서 출근하자마자 냉커피부터 준비해두고 일을 시작해요.
끈을수 없는건, 하루 종일 이 커피를 조금씩 마시면서도 얼음이 다 녹으면 보온병에서 얼음을 다시 채워 넣고,
그 과정을 반복하는 거예요.
처음에는 진했던 커피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보리차 색으로 변해가는데,
그 모습이 하루를 다 보내고 나면 힘이 빠진 제 모습 같기도 해요.
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나면 저도,
그리고 제 커피도 모두 에너지를 다 쏟아낸 듯해요.
그래도 하루를 함께한 이 커피를 보면 왠지 모르게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해요. 그게 참 묘하죠.
아침에는 도전적으로 시작하지만,
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중화되어 있는 그 흐름이 제 하루와 닮아 있는 것 같아서요.
사실, 예전에는 수원 남문시장 리어카에서 파는 “길카페”에서 1,5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자주 사 마시곤 했어요.
길카페의 언니는 연세가 조금 있으셨는데, 요즘 몸이 아프셔서 출근을 안 하셔요
그래서 그런지, 그 커피 리어커가 그립기도 해요.
길카페에서 마셨던 그 커피 맛이 힘든 여름을 수월하게 나게 해주었거든요.
그저 거리에서 파는 싸구려 커피일 수도 있었지만, 마실 때마다 더 힘이나게 느껴졌어요.
하지만 놀라운 건, 요즘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저가형 브랜드 커피들도 1,500원 정도에 팔더라고요.
미끼상품 일지라도 소비자들의 쉼표가 되어준다면 접점을 잘 찾았다고 생각해요.
골목상권을 타깃으로 한 커피의 종류와 퀄리티가 참 다양해졌어요.
남문시장에 있는 작은 커피 가게들에 가보면 손님들로 항상 붐비는 걸 보면서 새삼 시대가 많이 변했구나 싶어요.
특히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아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.
예전엔 상상도 못 할 광경이었거든요.
나이 많은 분들이 커피를 이렇게 즐기다니!
그런 모습을 보면서 ‘커피가 이렇게 한국 사람들의 정서와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렸구나’라는 생각을 해요.
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.
커피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우리 일상 속 중요한 한 부분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.
어쩌면 이건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,
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법을 더 알게 된 현상이 아닐까 싶어요.
그렇게 하루를 보내며 느끼는 건, 세상도 변했고 나도 변했지만,
여전히 제 곁엔 한여름 더위를 달래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다는 거예요.
진한 커피가 연한 색으로 변해가는 것처럼, 저도 하루하루 변해가지만, 그 속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이 여전히 소중하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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